[프리즘] 네이트온과 싸이월드는 왜 역사 뒤안길로 사라졌나?
[프리즘] 네이트온과 싸이월드는 왜 역사 뒤안길로 사라졌나?
  • 최종원 기자
  • 승인 2019.12.03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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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온과 싸이월드는 왜 역사 뒤안길로 사라졌을까?
네이트온과 싸이월드는 왜 역사 뒤안길로 사라졌을까?

"그 잘나가던 네이트온과 싸이월드는 왜 역사 속으로 사라졌을까요?"

가천대학교 이승훈 교수가 기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는 싸이월드에서 사업본부장으로 근무했던 이 교수의 자조(自嘲) 섞인 말처럼 들렸다. 기자는 질문을 듣고 잠시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니, 이상하잖아요. 사용자 수가 수천만 명에 달하고 하루 평균 클릭 수가 5000만 번에 이르렀던 싸이월드가 왜 페이스북이 되지 못했을까요?"

기자는 조심스럽게 '싸이월드는 모바일 환경에 대처하지 못해서 그런 것 아니냐'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 교수는 기자의 의견에 대해 "충분한 이유가 되지 못한다"라고 평가했다. 그가 꼽은 중대한 이유는 '플랫폼'의 차이였다.

싸이월드와 페이스북은 똑같이 SNS로 시작했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뉴스피드라는 미디어 도구를 결합했다. 세상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페이스북 하나만으로 알 수 있게 되었다. 그 전까지는 특정 언론사가 선정한 단면적인 정보에 노출되어 있었지만, 페이스북은 사람들의 지지를 많이 받은 콘텐츠 위주로 게시되기 때문에 비교적 '공정'하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사용자에게 어떠한 돈도 받지 않는다. 그들은 막대한 '플랫폼' 기업으로서 광고 수익으로 돈을 번다. 이는 공정한가?

우버는 운전기사 하나 고용하지 않는 '승차공유' 플랫폼이다. 우버의 운전기사들은 주 50시간이 넘는 노동 환경에도 플랫폼 개발자들만 돈을 가져간다고 시위를 벌였다. 결제된 금액의 30%는 우버가 수수료로 가져가고, 나머지는 운전기사에게 배분된다. 이는 공정한가?

이 교수는 "수수료를 받는 기업은 플랫폼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우버는 이용자는 사용자들의 거센 비판에 직면해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지난 14일 론칭한 디즈니의 OTT 서비스 '디즈니플러스'의 사례를 언급하며, "서비스는 잘 나가도 불안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디즈니는 OTT 절대강자 넷플릭스와 다국적 기업 애플의 '애플TV', 그리고 수많은 내수형 OTT 서비스와 경쟁해야 한다.

이 교수는 "반면에 유튜브는 시장에서 절대 강자"라며 "경쟁보다 사람들이 유튜브에서 많이 머무를 수 있도록 만드는 고민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비스는 단면시장으로 경쟁이 치열하지만, 플랫폼은 양면시장이며 생산자와 소비자를 동격으로 본다"고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가령 구글은 지식과 정보 제공 영역에서 누구나 생산자가 되고 소비자가 되는 플랫폼이다. 네이버는 사업자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토대로 한 데이터베이스 중심의 검색이지만, 구글은 가장 사람들에게 언급이 많이 되거나 권위있는 결과를 보여주는 식이다. 

이 교수는 세계 최대 기업 '아마존'의 사례도 언급했다. 그는 "10년 전만 해도 아마존은 인터넷 서점이라는 이미지가 강했고 이베이라는 강자 기업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베이는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시키는 중고 거래 사이트였는데, 아마존은 여기에 더해 '소비자 중심'의 유통 산업을 만들었다. 당일 배송 원칙 때문에 아마존은 적자를 보고 있지만 이 교수는 "장기적으로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잘되는 플랫폼 기업은 이용료가 없다"고 말했다. 일례로 '배달의민족'은 결제금액의 10% 이상을 수수료로 가져가자 '골목시장의 포식자'라는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이후 배달의민족은 중개수수료를 폐지하는 방식에 합의했다.

이 교수는 "전세계 상위 10개 기업 중 7개는 플랫폼 기업"이라며 "플랫폼은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속초중앙시장 닭강정은 굳이 광고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온다. 닭강정은 서비스를 넘어 '플랫폼'이 되었다.

그는 "플랫폼의 수익은 거래수수료이지만 이는 성장을 방해한다"고 지적했다. 구글, 페이스북, 위챗은 광고 수익으로 경영하지만 우버는 수수료를 받는다. 아마존은 원가에 가까운 인프라 사용료를 받는 식이다.

하지만 이런 독과점을 허용하는 정부는 없을 것이다. 미국 정부는 구글에 1조원의 벌금을 부과했고, 페이스북에는 그보다 많은 2조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 교수는 마지막으로 "플랫폼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양면시장을 기억해달라"며 "웬만하면 광고도 하지 말고 투자를 받으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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