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중독이 질병?' 문체부-게임업계, WHO 회의 앞두고 반대 한 목소리
'게임중독이 질병?' 문체부-게임업계, WHO 회의 앞두고 반대 한 목소리
  • 진범용 기자
  • 승인 2019.05.02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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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22일 총회서 게임중독 질병코드로 지정 움직임
"과몰입은 다른 질병이 원인...게임 긍정적 효과 감안해야"
코리아 VR 페스티벌 2018.[사진출처=연합뉴스]
코리아 VR 페스티벌 2018.[사진출처=연합뉴스]

이달 열리는 세계보건총회를 앞두고 국내 게임업계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WHO(세계보건기구)가 2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총회에서 게임중독을 '게임이용장애'로 올린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ICD-11)을 확정하기 때문.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총회에서 관련 내용이 승인되면 2022년부터 효력이 발생하며 ICD에 기반을 둔 KCD(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도 개정될 가능성이 높다. 내용이 확정되면 재심사가 현실적으로 힘든 데다, '게임' 자체에 대한 인식 악화 등으로 관련 산업은 수조원에 달하는 피해가 우려된다.

향후 게임장애 질병코드가 국내에 본격 도입될 경우 프로게이머는 물론, 게임을 즐기는 청소년들도 정신질환 환자로 치부될 소지가 있다. 또 일부 의료인들이 해당 내용을 악용할 경우 다양한 부작용도 우려된다.

일단 국내 게임 업계 및 협회, 기관, 정부는 게임중독 질병코드 지정에 반대 목소리를 함께 내기로 의견을 모은 상태다. 

먼저 국내 게임업계 뜻을 전달하는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질병코드 도입 자체를 막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WHO의 ICD-11 의견 수렴 사이트를 통해 게임장애 질병코드 신설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장애를 규정할 수 있는 과학적 증거가 충분하지 못하고 게임장애에 대한 해석에서 전문가끼리도 의견이 엇갈린다는 것이 반대 이유다.

게임산업 주무 부처인 문체부 역시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한콘진)과 관련 질병코드 도입을 저지하기 위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문체부와 한콘진 역시 지난달 29일 협회와 마찬가지로 의견 수렴 사이트를 통해 게임장애 질병코드 도입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상태다.

문체부-한콘진이 전달한 의견서에는 '게임이용자 패널(코호트) 조사 1~5차년도 연구' 결과와 함께 현재까지 발행된 1~4차년도 보고서 원문이 참고문헌으로 포함돼 있다. 

해당 조사 연구에서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한국의 10대 청소년 2000명을 게임이용자 청소년 패널로 구성해 게임이 이용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게임 과몰입의 원인은 무엇인지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문체부와 한콘진은 의견서에서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은 게임 그 자체가 문제 요인이 아니라 부모의 양육 태도, 학업 스트레스, 교사와 또래 지지 등 다양한 심리사회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패널조사 연구내용을 핵심적으로 피력했다. 임상의학적 관점에서도 게임 이용이 뇌 변화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라,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와 같은 질환이 있을 때 게임 과몰입 증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 과몰입에 대한 진단과 증상에 대한 보고가 전 세계, 전 연령층에 걸친 것이 아니라 한국·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 국한돼 있고, 청소년이라는 특정 연령층에 집중된 점에 대한 문제제기도 포함했다.

강경석 한콘진 본부장은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화는 게임 산업에 대한 극단적인 규제책으로만 작용할 뿐, 게임 과몰입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며 "본 사안에 대해 학계·업계 관계자들과 유기적인 공조를 통해 게임 과몰입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확산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한콘진 게임 질병화 관련 내용.[사진출처=한콘진 홈페이지]
한콘진 게임 질병화 관련 내용. [사진 출처=한콘진 홈페이지]

개별 게임사들의 경우 협회를 통해 목소리를 모으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개별적인 공식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게임이용장애'가 질병화 코드로 도입될 경우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반대 입장은 공통적이다.

특히 5G 킬러콘텐츠로 미디어와 함께 게임이 떠오르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5G 보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중독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어떠한 기준으로 규정할지 논의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게임을 질병화 시키는 것은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며 "게임과 관련한 부작용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공감하지만, 게임 자체를 질병화시키는 내용에는 찬성할 수 없다. 게임이 스트레스 해소, 친목이나 일자리 창출 등 순작용도 많이 한다는 점도 함께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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